2009년 11월 4일 수요일

미안해요


누가 뭐래도 당신에게 미안해요.
여러가지로 모자란 나를
10년 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날들을 
함께 해주신 당신께 고맙고도 미안해요.
당신의 모습을 바라다 보아요.
언제 샀는지도 모를
이름 없는 낡은 싸구려 옷을 보아요.
많은 것을 정리 했다고는 하지만 
줄어 들지 않은 수 많은 청구서를
봄부터 막혀버린 도시가스를
밀린 월세와 빈 쌀부대를
그리고 
부족하고 고집만 센 한 사람을. 
하지만 원망은 조금만 해주세요.
조금 조금만 매일 돋아나는 내 수염처럼 조금만
사진 속에서 아들과 함께 웃고 있는 
당신의 슬픈미소가
나를 더욱 작아지게 하네요.
늦었지만 이제 우리 행복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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